형벌 가운데 무기징역이 더 무서운 건 단순히 형량이 무겁기 때문만은 아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시간을 버텨야 한다는 막막함이 그 이름에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럼 세금에도 무기징역 같은 게 있을까? 세무 현장에서 오랫동안 사람들의 신고서를 들여다보며 느낀 건, 결국 ‘무신고’라는 세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는 사실이다.
물론 무신고가 형사처벌을 뜻하는 건 아니다.
세금의 잘못을 형사형벌과 그대로 맞대어 비교할 수는 없다. 신고하지 않은 세금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점점 불어나기만 한다.
어느 날 한 사업자가 세무서에서 우편물이 왔는데 무서워서 열어보지 못했다고 했다. 장사가 잘 안 돼서 낼 세금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무엇을 어떻게 신고해야 하는지 몰랐고, 세무사에게 물어보면 큰돈이 들 것 같아 계속 미뤘다고 했다.
사람들은 흔히 세금을 ‘돈 문제’로만 본다.
하지만 현장에서 마주치는 무신고는 대부분 두려움에서 출발한다. 모르면 묻기보다 숨고, 감당하기 어렵다고 느끼면 확인하기보다 봉투를 닫아버린다.
당장 눈앞에서 보지 못하면 오늘 하루쯤은 견딜 수 있을 것 같아서다. 그런데 세금에서는 침묵이 금이 되지 않는다. 열어보지 않은 고지서도 효력이 멈추지 않고, 확인하지 않은 신고기한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사업자가 실제로 지출한 비용도, 공제받을 자료도, 피치 못했던 사정도 결국 신고서 밖에 남지 않는다. 세무서가 확보한 매출자료를 기준으로 세액을 산정하기 시작하면, 납세자가 장부와 증빙으로 설명할 기회는 점점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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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기다리며 글을 씁니다. 멈춘듯, 흐르지 않는 어둠과 함께 ... 시간에 대한 후회, 반복되는 상처로 인해 글은 저의 치료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