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자영업자가 마주하는 거울은 유리로 된 게 아니라 숫자로 새겨진 장부다. 매출이라는 숫자는 어제의 노력을 비추고, 비용이라는 숫자는 오늘의 지출을 드러내며, 세금이라는 숫자는 사업자의 욕망과 태도를 숨김없이 그대로 보여준다.
세금 신고철이 다가오면 많은 사업자들이 똑같이 묻는다. 어떻게 하면 세금을 줄일 수 있느냐고, 남들은 다 덜 내는데 왜 나만 유독 이렇게 많이 내야 하느냐고 말이다. 사람들은 세무 대리인을 찾아가 뭔가 기적 같은 해결바카라을 기대한다. 마치 마술사가 모자 속에서 비둘기를 꺼내듯, 몇 개의 숫자만 이리저리 옮겨서 내야 할 세금이 마법처럼 사라질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분명히 말하건대, 세금을 줄여주는 그런 마법 같은 비법은 없다.
흔히들 떠도는 ‘기적의 절세법’이라는 것도 대개 법의 테두리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위험한 줄타기이거나, 명백하게 불법인 탈세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진짜 절세는 화려한 기술이 아니다. 절세는 오히려 너무 번거롭고 지루하며, 때로는 뼈아픈 자기 통제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절제의 가장 깊은 바닥에 깔린 단 하나의 원칙이 바로 ‘절제(節制)’다.
탈세라는 이름의 덫
절세와 탈세는 겉으로 보면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본질은 정반대의 끝에 서 있다. 탈세는 너무 쉽고, 너무 즉각적이다. 일을 하지도 않은 사람의 명의를 빌려 인건비를 허위로 신고하거나, 실물이 없는 거래로 가짜 세금계산서를 끼워 넣고, 가족의 개인 생활비를 회사 비용인 것처럼 처리하면 세금은 그 자리에서 줄어든다.
화면에 찍힌 납부세액이 몇백만 원, 몇천만 원씩 떨어지는 걸 볼 때 사업자는 묘한 쾌감을 느낀다. 마치 자신이 남들보다 더 영리하게 시스템을 활용한 것처럼 착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절세가 아니라, 자신의 사업장 밑바닥에 시한폭탄을 묻어두는 행동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신수현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새벽을 기다리며 글을 씁니다. 멈춘듯, 흐르지 않는 어둠과 함께 ... 시간에 대한 후회, 반복되는 상처로 인해 글은 저의 치료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