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무서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에 할머니 집에 갔더니 문에 등기가 하나 붙여져 있었다. 보낸 사람도, 받는 사람도,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하얀 봉투 속 종이를 펼쳐 읽어보았다. 아주 깔끔하고 정제된 단어들과 정중한 문체로 이루어진 제안서였다. 채권금액 200,000,000원, 강제경매, 대위변제, 그리고 낯선 이름들이 가득한 내용을 보니 기분이 팍 상해버렸다. 옆에 앉아있던 할머니는 “그거 뭐고? 뭐라 적혀있나 함 줘봐라.” 한다. 할머니는 치매 예방에 좋다며 불경이나 TV 속 자막을 천천히 읽으시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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