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시선에서>

bySerge Lutens

오후 3시 7분, 나는 너를 처음 만났지. 2.8kg 나가던 콩알만한 아이가 얼마 전에는 네 도움을 받고 화장실을 가야할 정도로 많이 자랐네. 큰 일은 아니야. 척추전방전위증이라고 하던데, 그냥 일상생활에서 조금만 신경쓰면 될 정도라고 하더라. 뭐, 하루에 5분 나의 스쿼트 자세를 교정해주는 그 정도랄까. 어른이 된 아이지만, 나의 아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잖아. 걱정을 주고 싶은 마음도 변하지 않아.


항상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잖아. 텃밭에 하루가 달라지게 자란 상추들을 바라보고 이제 달걀을 낳을 만큼 커진 닭들의 커진 울음소리를 들으면 신기하고 재밌어. 나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는 지금까지 하루하루 커가고 있는 너의 모습이라서, 그 이야기를 들려줄까 해. 이런 걸 말로 전달한다면 넌 분명히 휴대폰이나 보면서 딴청 피울거라서.


나는 아직도 비디오카메라 안에 담겨있는 너를 찾아보곤 해. 냉동실 문을 열기에는 아직 작아서, 아이스크림을 시도때도 없이 달라고 하는 모습. 그리고 아침식사를 하는 모습에서 한 숟가락이라도 더 떠먹일라고 하지만 프레임 바깥으로 도망가는 모습. 밤늦게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해서 너를 깨우자 더워죽겠는데 왜 깨우냐고 짜증내며 우는 모습. 나도 30대의 엄마로 돌아가는 기분이야. 보면서 아, 이때는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라는 생각도 하지.


초등학교 때 방 창문을 통해 보이는 등굣길에서 잘 가고 있는지, 오전 체육시간이 있으면 잘 뛰어놀고 있는지. 오후 1시 10분에 돌아오면 버선발로 나서서 중문을 항상 먼저 열어 맞이해주기 전에 오면 무얼 먹일까, 생각하며 장을 봐오곤 했지. 그런데도 항상 왼손에는 피카츄돈까스, 오른손에는 슬러시를 들고 들어왔어. 내가 그런 건 해줄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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