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의 부고를 읽으며
한때 쉽고 빠른 전개로 단숨에 바카라 한 권을 읽어내며 독서의 자존감을 높여준다는 평을 받던 히가시노 게이고. 인터넷 커뮤니티와 대중 사이에서는 그의 작품을 두고 "지루할 틈 없는 도파민 충전소", "누구나 쉽게 완독의 기쁨을 맛보게 해주는 대중소설의 교과서"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순문학 중심의 엄숙한 평단에서는 그의 작품을 두고 '지나치게 속도감 위주의 상업적 글쓰기'라며 다소 가볍게 평가하는 시선도 공존했다. 생전 100권이 넘는 작품을 쏟아내며 성실함의 대명사로 불렸던 그 역시, 끝내 숨겨진 병마인 대장암의 투병 속에서 마침내 영원의 장을 덮었다.
그는 생전에도 이미 일본을 넘어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거장이었지만, 거대한 별이 진 지금 비로소 그의 삶과 문학은 사후에 더욱 영원하고 압도적인 명성으로 조명받고 있다.
그렇다면 반대로, 생전에는 빛을 보지 못하다가 사후에야 비로소 전설이 된 이들은 어떤가. 세상은 늘 당대의 기준과 편견으로 예술가의 진가를 제때 알아보지 못했고, 그 침묵 속에서 많은 재능들이 스러져 갔다. 생전의 불우함과 사후의 찬란한 영광이라는 극적인 명암을 안고 살아간 인물들—잘 알려진 세 명과,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으나 강렬한 궤적을 남긴 세 명의 작가·예술가들을 통해 ‘사후의 명성’이라는 아이러니를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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