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아 강아지들과 피크닉을 자주 가는 요즘이다. 피크닉에 빼놓을 수없는 것이 바로 간식. 평소에는 직접 만든 샌드위치나 과일 샐러드 등을 챙기지만, 오늘은 늦잠을 자는 바람에 동네 베이커리에서 빵을 사기로 했다.
요즘 내 가계부의 최우선 과제는 ‘리스크 관리’와 ‘가성비’다. 일정한 소득원이 없으니 최대한 현명하게, 소박하면서도 일상의 만족감은 채우는 소비 생활을 실천하려고 한다. 온라인 게임에 다닐 때는 스페셜티 원두에 직접 로스팅한 커피를 핸드드립으로 내려주는 골목길 스몰 브랜드 카페를 좋아했다. 하지만 이곳은 그런 카페가 드물뿐더러, 핸드드립 커피 한 잔에 몇 천 원을 더 소비하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도 든다. 소득이 줄어드니 소비가 바뀌는 것은 변화된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현명한 자세겠지.
그래도 좋아하는 커피는 포기할 수 없으니 로스터리 카페 대신 아파트 단지 아래 있는 2,000원짜리 메가커피로 대신한다. 취향이 이렇게 갑자기 변할 수 있는 거냐고 의문을 가지는 분들도 있을 수 있지만, 내 미각은 그렇게 고급스럽지도 고집스럽지도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 그리고 오늘은 평소와 달리 지구 환경까지 생각하겠다며 집에서 야무지게 보온 텀블러까지 챙겨 나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스스로가 꽤 영리하게 자산 누수를 방어하면서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동네에는 자랑거리가 하나 있다. 푸른 잔디밭과 무려 46만 권의 장서를 자랑하는 지역 도서관이다. 메가커피 직원이 커피를 한가득 담아준 텀블러를 들고, 아리둥이(나의 든든한 두 반려견)를 강아지 전용 카트—그걸 요즘 말로 개모차라고 부른다—에 태워 도서관 앞 벚나무 아래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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