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었다
이소라 콘서트에 다녀왔다. 5년 만에 열리는 공연이라고 했다. 친구가 티켓을 예매하며 같이 가자고 제안해 준 덕분에 고마운 마음으로 동행했다. 공교롭게도 공연 장소는 나의 모교인 경희대학교 캠퍼스 안에 있었다.
졸업한 뒤로는 좀처럼 학교에 갈 일이 없었다. 하릴없이 다녀와도 좋았겠지만, 이상하게 나는 그 시절을 별로 추억하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설익은 생각과 뜨거운 감정이 뒤섞인 콜라주 같던 시절. 완벽하지 않지만 완벽주의를 추구하게 된 지금의 시선으로는 좀처럼 어여삐 봐지지 않았다.
공연 시작 전, 잠시 캠퍼스를 둘러보았다. 정문이 이렇게 작았나? 벚나무들이 즐비했던 기억이 선명한데, 군데군데 밑동이 잘린 나무들이 보였다. 무엇보다 운동장이 있던 자리에 거대하게 들어선 건물이 주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해 생경했다.
건물 외관은 서양의 고전적인 양식을 차용한 듯 보였으나, 시대적 감성과 어우러지지 않는 이질감이 느껴졌다. 사실 70, 80년대 대학 건물들이 지성의 상징으로 네오클래식(신고전주의) 양식을 취하는 일은 흔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와 지어진 건물까지 굳이 주변 건물과의 높낮이나 거리감을 무시한 채 그런 형식을 고집해야 했을까. 균형이 맞지 않는 풍경에 아쉬운 마음이 짙어졌다.
새 연구동을 옆에 두고 ‘헐떡 고개’라 불리던 가파른 언덕을 오르자, 노천극장과 그곳을 둘러싼 단과대학 건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참 반가운 곳이다. 그리고 마침내 언덕의 정상에 이르렀을 때, 당혹감이 밀려들었다. '마징가 탑'이 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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