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전

by조매할

얼마 전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라는 드라마를 재밌게 보았다.


서울에 자기 이름으로 된 아파트가 있고, 대형 세단을 타고, 대기업에 다니는 김부장의 이야기였다.


임원이 되고 싶었던 김부장은 출근길에 상사인 백상무의 사무실에 들어간다.


백상무가 아직 출근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는, 그의 자리로 가서 의자에 앉는다.


그러고는 자신이 그 자리의 주인이 된 것을 상상한다.


아침 일찍, 나는 번쩍거리는 왕관 같은 에스프레소 기계 앞에 서 있다. 중형 세단보다 비싸다고 하는 이 기계는 아무나 만지면 안 되는 물건이었다.


다음 직원이 출근하기 20분 전, 좌우를 살펴본다.


기계에 손을 올려 본다. 내친김에 버튼도 눌러 본다.


우우웅 소리를 내며 뜨거운 물이 아래로 떨어진다.


일을 시작한 지 두 달이 조금 넘었다.

처음 온 날 맛본 마키아토는 아직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샌드위치 고기는 이제 누구보다 잘 썰었고, 매장 곳곳 비품의 자리도 훤히 알았다.


매장의 주인은 두 명이었다. 피터와 존. 둘 다 사십 대 중반으로 보였다.
나는 피터와 훨씬 죽이 잘 맞았다.


평소처럼 바닥에 떨어진 작은 휴지 조각을 주웠고, 빨대와 냅킨, 봉지 설탕을 채워 넣었다.

피터가 그의 친구에게 하는 말이 얼핏 들렸다.


“My new guy never stands still.”
새로 온 친구는 가만히 있는 법이 없어.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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