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처럼 장편소설 쓰는 법 #4

원고를 넣으면 설정집이 생긴다

by빌리박

지난 편에서 도구를 설치하고 빈 폴더 하나를 VSCode로 열었다. 이번 편에서는 그 폴더에 원고를 넣고, LLM이 그것을 읽어 첫 설정집을 만들어 보자. 워드나 한글로 써 둔 원고가 있어도 괜찮다. 그것을 옮기는 일부터 시작한다. 아직 한 글자도 쓰지 않았다면 그것대로 좋다. 빈 폴더에서 출발해, 다음 편의 리듬으로 한 화씩 써 가며 설정집을 함께 채워 가면 된다.


원고를 마크다운으로


우리는 원고를 마크다운이라는 형식으로 바꾼다. 마크다운은 특별한 프로그램 없이 메모장으로도 열리는 단순한 텍스트에, 제목이나 강조 같은 최소한의 표시만 더한 형식이다. 글자 크기나 색깔 같은 꾸밈은 없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꾸밈이 아니다. LLM이 쉽게 읽고, Git이 변화를 정확히 추적하고, 어떤 컴퓨터에서도 깨지지 않는 것. 마크다운은 이 세 가지를 모두 만족한다.


막상 소설에 쓰는 표기는 몇 개 되지 않는다. 화의 제목은 맨 앞에 #을 하나 붙이고, 강조하고 싶은 말은 양옆을 별표 두 개로 감싼다. 장면이 바뀌는 자리에는 빈 줄을 하나 두거나 가로줄을 넣으면 된다. 사실상 이게 전부다. 한글에서 쓰던 굵게나 기울임 정도는 그대로 옮겨지고, 화려한 글꼴이나 색은 어차피 소설 본문에 필요 없던 것들이다. 표기가 헷갈리면 그것조차 LLM에게 "이 부분 마크다운으로 어떻게 쓰면 돼?"라고 물으면 된다.


한글이나 워드에 들어 있는 원고를 옮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먼저 텍스트 파일을 한 번 거치는 것이다. 한글이든 워드든 '다른 이름으로 저장'에서 형식을 텍스트 문서(.txt)로 고르면, 글자만 남고 복잡한 서식은 모두 떨어져 나간다. 소설 본문에는 어차피 제목과 강조, 장면 전환 표시 정도면 충분하므로 잃을 것이 없다. 작가가 손으로 할 일은 사실 여기까지, 텍스트 파일을 작품 폴더에 넣는 것으로 끝난다.


검증된 방식을 그대로 적용한다


폴더를 어떻게 나눌지, 설정집을 어떤 모양으로 만들지 작가가 하나하나 지시할 필요는 없다. 이 방식에는 이미 잘 정리된 원본이 있다. 2편에서 설정집의 출처로 언급한 그 글, 안드레이 카파시의 LLM-Wiki다. 우리가 할 일은 그 글을 LLM에게 그대로 건네고 내 원고에 적용해 달라고 하는 것이다.

Claude Code의 대화 창에 이렇게 적는다.


링크에 정리된 LLM-Wiki 방식을 내 소설 프로젝트에 적용해 줘.
https://gist.github.com/karpathy/442a6bf555914893e9891c11519de94f
원고는 원본 그대로 두고, 인물·세계관·연표·복선을 정리한 설정집을 만들어 줘.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빌리박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개발자, SF매니아, 단편 SF를 씁니다.

163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41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3화개발자처럼 장편소설 쓰는 법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