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긋남을 고치고, 무엇이 남는가
지난 편에서 설정집에 질문을 던졌다. 그렇게 묻다 보면 가끔 답이 어긋난다. 한 인물의 눈동자 색이 화마다 다르거나, 분명히 죽은 인물이 뒤에서 멀쩡히 걸어 다니거나. 이번 편에서는 그런 어긋남을 찾아내고 겁 없이 고치는 법을 본다. 그리고 이 연재의 마지막으로, 이 모든 방법이 결국 무엇을 남기는지까지 짚는다.
길어진 원고에서 설정 충돌은 작가 혼자 찾기 어렵다. 수십만 자를 처음부터 다시 읽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대신 설정집을 가진 LLM에게 맡긴다.
설정집에서 서로 어긋나는 설정, 아직 회수되지 않은 복선, 빠진 연결이 있으면 찾아 줘.
그러면 LLM이 인물·연표·설정을 훑어 의심스러운 곳을 짚어 준다. 실제로 내 작업에서도 이렇게 잡힌 것들이 있었다. 한 치료제의 설정이 앞에서는 '없앤다'였는데 뒤에서는 '되살린다'로 엇갈렸고, 한 사건의 연도가 두 자료에서 서로 달랐다.
"어긋나는 설정을 찾아 줘"라는 한 줄에, LLM이 설정집과 원본을 교차검증해 모순 목록을 돌려준다. 연도가 엇갈리는 곳, 인물 관계가 앞뒤로 어긋나는 곳이 근거가 된 파일·화 번호와 함께 짚인다. (실제 작업 화면)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해 두자. LLM이 짚은 것이 다 진짜 오류는 아니다. 일부러 그렇게 둔 복선일 수도, 인물이 거짓말을 하는 장면일 수도 있다. LLM은 의심스러운 후보를 모아 줄 뿐, 무엇이 고칠 오류이고 무엇이 의도된 장치인지는 작가가 판단한다.
이 점검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원고가 한참 길어졌을 때, 또는 큰 수정을 한 뒤마다 가볍게 한 번씩 돌려 두면, 모순이 더 자라기 전에 일찍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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