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작가 지망생의 자기암시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딸이 내게 물었다. "이모는 직업이 뭐야?" 어린아이의 관점에서 예상되는 답안은 '선생님, 의사, 회사원' 이런 명확한 이름이었을 거다. 그런데 나는 한참을 머뭇거리다 "글 쓰는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아이는 몇 번을 갸웃거리더니 "그럼 아빠처럼 회사에 출근해서 돈 버는 거야?"라고 재차 물었다. 친구는 대충 얼버무리며 네가 읽는 동화바카라 같은 거 그런 것도 다 이모처럼 글 쓰는 사람들이 만든 거라며 화제를 돌렸다. 아이는 금세 흥미를 잃고 눈앞에 디저트에 집중했다. 하지만 내 마음은 물잔 위로 떨어진 티슈처럼 빠르게 젖어 가라앉고 있었다. 아이의 질문은 사실 30대 중반이 될 때까지 내가 스스로에게 했던 질문과 같았기 때문이었다. 해결하지 못한 질문이 다시금 물기를 머금고 나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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