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붓다를 만나고, 떠나다

진짜인 길 앞에서

by김진환

2장. 붓다를 만나고, 떠나다



진짜인 길 앞에서


숲을 떠난 싯다르타는 고행자들의 무리에서 몸을 비운다. 단식하고, 숨을 참고, 고통을 통과한다.


그런데 비움이 깊어질수록 남는 것은 비움 자체가 아니다. 아직 자기인 것. 고행도 하나의 집이 된다. 다른 경전, 다른 사랑받음.


그때 소문이 온다. 고타마. 깨달은 자. 사람들이 그의 숲으로 모여든다. 싯다르타와 고빈다도 그 숲에 들어선다.


헤세는 붓다를 의심스러운 스승으로 그리지 않는다. 고요하다. 말이 적고, 그 적음이 가득하다. 싯다르타는 한눈에 알아본다. 이 사람의 깨달음은 진짜다. 빌려 온 경전이 아니다. 산 사람의 얼굴이다.


고빈다는 그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 제자가 되기로 한다. 싯다르타는 존경한다. 그러나 무릎을 꿇지 않는다. 떠나기로 한다.


이상하다. 가짜 앞에서 떠나는 일은 쉽다. 진짜 앞에서 제자가 되지 않는 일이 어렵다.


싯다르타의 이유는 교만이 아니다. 고타마의 깨달음이 고타마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 강을 대신 건너 줄 수는 없다. 가르쳐 줄 수는 있다. 살아 줄 수는 없다.


동이 트기 전, 두 사람은 갈라선다. 한 사람은 성자의 숲에 남고, 한 사람은 홀로 길을 간다. 사랑받던 집을 떠난 뒤의 두 번째 떠남. 집이 아니라 성자 앞에서의 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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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성공 앞에서


창업가의 길에도 고타마가 있다.


틀린 사람이 아니다. 실제로 강을 건넌 사람이다. 제품을 만들었고, 팀을 남겼고, 시장이 그 문장을 알아들었다. 발표가 매끄럽다. 숫자가 단정하다. 존경할 만하다. 존경해서 입기 쉽다.


심사 자리에 오래 앉아 있으면, 그 입을 그대로 빌려 온 발표를 자주 만난다. 문장이 익숙하다. 시장을 나누는 방식이 익숙하다. 경쟁을 그리는 표가 익숙하다. 틀린 말이 거의 없다. 그런데 듣고 있으면 한 가지가 비어 있다. 이 사람이 왜 이 불편을 자기 일로 삼았는지. 그 빈자리가 크면, 존경은 있는데 회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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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셀러레이터 , VC/PE 투자심사역을 거쳐 자산운용사 임원 등으로, 투자와 창업 멘토를 해왔습니다. 투자자의 시선으로, 고전을 다시 읽고, 슬롯현상에 대해 관찰한 내용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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