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use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약속했다.
남편은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들어가서 착실하게 돈을 모았다. 수도권 구축 아파트 전세에 살고 있었고 대출도 없었다. 나는 대학 졸업한 뒤 회사를 다니며 학자금 대출을 갚았고, 뒤늦게 교사가 되어 모은 돈이 천만 원정도였다. 당시에는 결혼할 때 예단으로 현금을 시댁에 드리고 남자 쪽 부모님이 신혼집 마련을 도와주는 경우가 많았다. 나 역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때 남편이 말했다.
우리 힘으로 해보자
우리는 양가 도움 없이 서로 모은 돈으로 서울에 신혼집을 마련하기로 했다. 남편이 살던 아파트의 전세금을 빼고 1억 원을 대출받아 내 학교 근처 신축 아파트 전세에 들어갔다. 전세였지만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여서 정말 우리 집이 생긴 것 같았다. 입주 전 사전점검을 했다. 아파트에 하자를 하나하나 살펴보는 일이었다. 처음 살아보는 신혼집, 처음 입주하는 아파트를 우리 손으로 확인하면서 우리는 단꿈에 빠졌다.
그때는 몰랐다.
그 집을 전세가 아니라 매매 했어야 했다는 것을.
당시 1억이라는 돈을 더 보태면 전세로 들어간 그 아파트를 매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시댁의 도움을 받지 않기로 했고, 무리해서 대출을 늘리고 싶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당시에는 '집은 사는(buy)것이 아니라 사는(live) 곳'이라는 말이 꽤 그럴듯하게 들렸다. 집 값이 떨어질 거라는 믿음도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매매 대신 전세를 선택했다.
25평 신축 아파트에서의 전세 생활은 너무나 편안했다. 조경도 잘 되어 있었고 역도 가까워서 출퇴근하기에도 좋았다. 둘이 함께 벌기 시작하니 통장 잔고도 꽤나 풍족해 보였다. 주말이면 외식을 했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해외여행도 다녔다. 그래도 돈이 남았다. 나름 아낀다며 엑셀로 가계부도 써가며 돈을 관리했고, 아파트 대출도 착착 갚아나갔다. 줄어드는 대출 잔고를 보며 생각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