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덥고 밤은 어둡다

by정안


저녁 8시, 주섬주섬 집을 나섰다. 저녁에 뒷산에 올라가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고물차 엔진같이 헉헉거리며 전망대를 지나 산 속 공원에 왔다. 점점 밤이 오고 있었다. 땀이 뻘뻘났다.


여름에는 더운 게 당연하구나. 밤에는 어둡구나. 여름에는 땀을 흘리는 게 당연하구나. 자연은 당연한 것들로 가득차있구나. 살아있다는 건 이런 당연한 일들과 함께 하는 거구나.


땀을 흘리지 않기 위해, 적당한 조도를 맞추기 위해, 뽀송한 공기를 유지하기 위해 애를 썼다. 나를 이런 자연스러운 것들로부터 격리시키며 당연한 것을 견디는 마음이 사라졌었나보다. 가로등 하나 없이 깜깜한 밤하늘의 별을 보고, 한 시간에 한 대 오는 버스를 기다리고, 나무뿌리를 계단 삼아 길 없는 산길을 오르던 마음은 어디갔을까. 밤이 오면 어두워지고 여름에는 무덥고 산길은 울퉁불퉁하다는 것에 당연히 순응하던 마음은 어디갔을까?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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