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왼쪽 팔에는 큰 흉터가 있다. 잠깐 뜨거운 물을 가지러 갔던 엄마가 못 본 사이 기어 다니던 내게 일어난 사고였다. 내 기억에선 거의 다 지워진 지 오래되었고 엄마가 해준 얘기마저 흐릿해졌지만 기억나는 걸 얘기해 보자면, 엄마는 너무 당황해서 내 옷을 급히 벗겼는데 옷에 살점이 붙어 떨어져 나왔다고 했다. 정신없이 나를 안고 병원으로 갔는데 나중에 보니 그 하루 만에 엄마의 머리카락이 하얗게 새어버렸다고. 통증에 대한 기억은 없다. 지금까지 남은 기억은 치료받을 때 엄마와 의사 선생님이 아이고 착하다 잘 참네 했던 것과, 외과에 오는 환자들 중 크게 다쳐서 오는 사람들이 많아 그 사람들을 보는 것이 신기했지만 무서웠던 것 정도이다. 그 후로 난 칭찬을 받으면 내게 지나치게 매운 비빔국수도 한 그릇 다 먹어치우고, 초등학교 때 시험을 잘 치고 싶어 밤을 새우는 좀 이상한 아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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