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에스컬레이터 · 출근 시간
발판 위에 올라오는 무게. 올라오는 방식. 올라온 뒤 서있는 방식. 내릴 때의 방식. 그 모든 것. 이 에스컬레이터가 기억하는 것은 결국 발의 무게다. 출근 시간,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는 광화문역 에스컬레이터에 사람들이 많았다. 아침 여덟 시부터 아홉 시 사이, 그때 가장 많은 무게들이 왔다.
발판이 연속으로 움직이며 끊임없이 올라갔다. 발이 올라오면 발판이 그 무게를 받으며 올라갔고, 무게가 있어도 없어도 마찬가지로 올라갔다. 오늘 아침 여덟 시에 첫 번째 무게들이 조용히 왔다. 무거운 가방을 든 사람들의 무게가 발판에 그대로 더해지면서, 그 압력은 가방 없는 사람의 것과 확연히 달라졌다.
오른쪽에 서고 왼쪽을 비워두는 방식이 있었다. 걸어 올라가는 사람들은 왼쪽으로 지나가며 걷는 속도와 에스컬레이터 속도를 함께 더했는데, 그렇게 발판을 밟는 압력은 가만히 서있는 사람보다 더 강했다. 에스컬레이터가 지하에서 지상까지 올라가는 시간 동안, 서있는 사람의 무게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일정하게 발판 위에 있었다.
지하 냄새가 있었다. 지하 역 특유의 공기가 위로 올라갈수록 바깥 공기와 조금씩 섞이며 달라졌는데, 그 냄새 변화가 곧 에스컬레이터가 올라가고 있다는 증거였다. 출근 시간이어서 사람들이 빽빽했다. 한 발판에 두 사람이 함께 서서 두 개의 무게가 합산되면, 발판이 받는 압력도 그만큼 달라졌다. 광화문역에서 나오는 사람들의 목적지는 광화문 주변 회사들, 정부 기관들 등 여러 곳이었지만, 이 에스컬레이터는 그 목적지까지는 알 수 없었다. 발판 위의 무게만 알 수 있었다.
에스컬레이터 양쪽에 핸드레일이 있었다. 잡는 사람과 잡지 않는 사람이 늘 섞여 있었는데, 가방을 양손에 든 사람은 잡지 못했고 한 손이 비어있는 사람은 잡기도 하고 잡지 않기도 했다. 아홉 시가 지나면서 사람들이 서서히 줄어들었다. 출근 시간이 지나가며 무게들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고 빈 발판이 많아졌지만, 에스컬레이터는 무게가 없어도 계속 올라갔다.
이 에스컬레이터가 지하에서 지상까지 올라가는 일을 오늘도 묵묵히 했다. 출근 시간의 무게들을 광화문 지상으로 올리는 일이었다. 에스컬레이터 발판의 표면은 미끄럼 방지 처리가 되어 있어, 발이 닿을 때의 마찰이 미끄러짐을 확실히 막았다. 출근 시간에 사람들이 빽빽하게 서있는 상태로 올라갈 때 그 마찰이 특히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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