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편의점 야간 카운터 · 새벽 3시 15분
이 카운터는 밤새 열려있다. 문을 닫지 않는다. 24시간, 새벽 세 시 십오 분도 여기서는 영업 중이다.
형광등이 켜져 있고 냉장고 소리가 있는, 계산대가 놓인 카운터였다.
이 카운터가 기억하는 것은 손들이다. 하루에 수백 개의 손이 여기를 지나간다. 물건을 내려놓는 손, 카드를 내미는 손, 동전을 꺼내는 손. 그 손들의 온도와 속도와 무게, 그것만이 이 카운터가 가진 유일한 기억이다.
새벽 세 시 십오 분, 한 손이 조용히 왔다.
맥주 두 캔을 내려놓는 손이었다.
캔이 카운터 위에 놓이는 소리에 이어 지갑을 꺼내는 소리, 그리고 카드를 내미는 손이었다.
카운터 위에서 차가운 냉장 캔의 온도가 왔다. 카운터와 캔 사이의 온도 차이만큼 냉기가 표면으로 전달됐고, 차가운 캔이 공기 중의 수분을 끌어당겨 그 자리에 물기가 맺혔다. 카드 단말기에서 승인 소리가 났다. 카드가 돌아오고, 맥주 두 캔이 조용히 봉투에 들어갔다.
새벽에 오는 손들이 있다. 낮과는 종류가 다르다.
낮에 오는 손들은 살 것을 알고 온 만큼 빠르다.
새벽에 오는 손들은 대체로 느린데, 새벽에만 필요한 것이 있거나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은데 온 손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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