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의 12시, 나에게 돌아오는 시간
문득, 어릴 적 읽었던 신데렐라 동화바카라이 생각났다. 신데렐라는 12시가 되면 파티장을 떠나야 했다.
아름다운 드레스도, 반짝이는 구두도, 자신을 태우고 온 마차도 원래 모습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우리는 신데렐라의 12시는 화려한 꿈이 끝나고 초라한 현실로 돌아가는 시간이었다. 나는 요즘 시간에 대해 12시를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신데렐라에게 12시는 초라한 현실로 돌아가는 시간이었지만, 지금의 현실을 생각해 보면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 시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하루 종일 누군가의 사람으로 산다. 온라인 게임에서는 맡은 일을 하고, 가족 안에서는 엄마가 되고 아내가 되고 부모님에게는 자식이 된다. 누군가를 만나면 이야기를 들어주고, 부탁받은 일을 챙기고, 해야 할 일을 하나씩 처리한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정작 ‘나’는 늘 마지막 순서가 된다. 현실도 마음먹은 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바쁘고, 힘들고, 때로는 외롭다.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생각과 다를 때도 있고, 별것 아닌 말 한마디가 하루 종일 마음에 남는 날도 있다. 누구에게 꺼내 놓기에는 애매하지만 혼자 품고 있기에는 조금 힘겨운 날도 있다. 그래도 다음 날이 되면 우리는 또 일어난다.
해야 할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다시 누군가의 사람이 되어 하루를 살아간다. 그래서 나는 우리에게도 신데렐라의 12시가 하나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하루 중 몇 시에 나에게 돌아오고 있을까? 꼭 밤 12시일 필요는 없다. 밤 10시도 좋고 11시도 좋다. 30분이면 어떻고 한 시간이면 어떤가.
“이 시간부터는 나에게 돌아간다.”
그렇게 시간을 하나 정해두는 것이다. 휴대전화를 잠시 내려놓고 바카라을 읽어도 좋다. 오늘 있었던 일을 가만히 생각해도 좋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 있어도 괜찮다. 그 시간에는 무엇을 잘해내지 않아도 된다. 누구의 엄마도, 누구의 선생님도, 누구의 친구도 아닌 그냥 나로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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