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해! 어차피 할 거면
나는 "그냥"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무언가를 앞에 두고 자꾸 재고 있을 때가 있다. 해야 할까, 조금 더 생각해 볼까, 지금 시작해도 될까. 머릿속에서 계산이 길어질수록 몸은 더 무거워진다. 생각은 일을 덜 힘들게 하려고 하는 건데, 오래 할수록 일은 오히려 더 무거워진다. 그럴 때 나는 나에게 말한다.
"그냥 하자."
이 말을 하면 복잡했던 머릿속이 조금 단순해진다. 아주 거창한 용기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그냥 첫발을 내딛게 해주는 나의 부스터다. 머릿속에서 수십 번 하던 일을 실제로 한 번 해보게 된다. 머릿속에서는 아무리 해봐도 무엇을 고쳐야 할지 보이지 않는데, 실제로 한 번 해보면 안개가 서서히 걷히듯 뭐가 보인다.
그래서 나는 '그냥'이 무바카라임한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전의 나는 시작 앞에 너무 많은 조건을 붙여 두고, 완벽하게 준비된 다음에 시작하겠다는 생각을 신중함이라는 말로 포장했었다. 시간은 더디 가는데 손에 잡히는 것은 없고, 그저 말로만 하는 내 모습에 짜증이 나기도 했다.
누군가 생각이 나서 전화를 걸 때도 그렇다.
"왜 전화했어?"
"응, 그냥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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