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벌지 않는 공간이 쇼핑몰을 살렸다

기업의 공간 활용법

by포트럭

3,000억 원을 들여 고쳤는데 왜 사람들은 오지 않았을까


2014년, 코엑스몰이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마치고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1년 8개월 동안 공사를 진행했고, 투입된 비용만 약 3,000억 원에 달했습니다. 연면적도 12만 2,000㎡에서 15만 4,000㎡로 늘렸습니다.

세계적인 건축·설계회사 겐슬러가 설계를 맡았고, 답답했던 지하 공간에는 자연채광을 끌어들이고 동선도 새롭게 정비했습니다.

낡은 쇼핑몰의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건물은 새로워졌는데 쇼핑몰은 오히려 침체됐습니다.

리뉴얼 이후 매출이 크게 줄었다는 입점 상인들의 불만이 이어졌고, 공실도 늘어났습니다. 당시 코엑스몰의 문제를 분석한 자료들은 높은 임대료에 따른 MD 문제, 제2롯데월드와 현대백화점 판교점 같은 경쟁시설의 등장, 온라인 쇼핑과 해외직구의 성장 등을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새로운 공간이 고객들에게 반드시 편리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리뉴얼 이후 매장 배치가 복잡해지면서 코엑스몰은 한때 ‘미로 몰’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그리고 2016년, 신세계프라퍼티가 코엑스몰 운영을 맡게 됩니다.

그런데 신세계프라퍼티는 이곳을 다시 살리기 위해 예상 밖의 선택을 합니다.


건물을 고치는 대신 질문을 바꿨다


침체된 쇼핑몰을 맡았다면 보통 무엇부터 바꿀까요?

새로운 브랜드를 유치하고,

인기 있는 맛집을 들여오고,

인테리어를 고치고,

임대료를 조정할 것입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여기서 문제를 조금 다르게 바라봤습니다.

“무엇이 부족한가?”가 아니라 “왜 사람들이 오지 않는가?”

이미 매장은 충분했습니다.

건물도 새로워졌습니다.

입지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매장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야 할 이유였습니다.


이 판단은 쇼핑몰 운영의 방향을 바꾸게 됩니다.

상품을 더 많이 보여주는 대신 공간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기로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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