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공간활용법
지난 1편에서 루이비통이 미술관과 건축으로 '문화적 권위'를 세웠다면, 이번 편의 주인공은 완전히 다른 길을 걸어 화려하게 부활한 브랜드, 구찌(Gucci)입니다.
1990년대 전성기를 지나 2000년대 중반 이후, 구찌는 흔하디 흔한 '아울렛 명품'이자 "어딘가 촌스러운 한물간 브랜드"라는 낙인이 찍힐 위기를 맞았습니다. 과거의 영광에 취해 있던 브랜드가 어떻게 다시 젊은 세대의 열광을 이끌어낼 수 있었을까요? 위기의 구찌를 살려낸 것은 단순히 디자인의 변화가 아니라, 젊은 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공간을 대하는 태도의 전환'이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고급스러움과 희소성을 지향해야 할 럭셔리 브랜드가 왜 굳이 '힙한 서브컬처'와 대중적인 유행에 뛰어들었을까?"
과거의 럭셔리는 '부의 과시'와 '나이 든 기득권의 전유물'이었습니다. 매장의 문턱을 한껏 높여 일반 대중이 쉽게 범접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 고급화 전략의 핵심이었죠. 그러나 구매력을 가진 새로운 주 소비층으로 급부상한 MZ세대는 '자신의 취향, 개성, 그리고 가치관을 대변하는 아이덴티티'를 소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우리는 고귀하다"고 외치는 브랜드는 젊은 세대에게 더 이상 선망의 대상이 아니라 '지루하고 늙은 브랜드'로 외면받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따라서 구찌가 힙해진 것은 가벼워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시대를 대표하는 트렌드 리더 계층을 공략하기 위한 치열한 생존 전략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전략은 물리적 공간 속에서 가장 폭발적으로 구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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