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변화로 읽는 도시의 흥망성쇠
한때 분당에서 가장 인기 있는 데이트 장소는 정자동 카페거리였습니다.
주말이면 테라스 카페마다 사람들이 가득했고, 온라인카지노를 먹기 위해 긴 대기 줄이 이어졌습니다. 서울에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을 만큼 정자동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상징하는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사람들에게 가장 떠오르는 거리를 묻는다면 대답은 달라집니다.
성수동, 한남동, 익선동….
정자동은 어느새 '한때 유행했던 카페거리' 정도로 기억됩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요?
정자동이 성수동보다 매력이 부족했던 것일까요?
저는 오히려 반대라고 생각합니다. 정자동은 너무 일찍 시대를 앞서간 공간이었습니다.
정자동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분명했습니다.
2000년대 중후반, 분당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소득 수준이 높고 구매력이 탄탄한 신도시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여기에 네이버(NHN)를 비롯한 IT 기업들이 자리 잡으면서 젊고 감각적인 온라인 게임인들이 유입됐고, 당시로서는 보기 드물었던 유럽풍 스트리트형 상가와 개방형 테라스는 이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정확히 맞아떨어졌습니다.
구매력 있는 배후수요, 젊은 소비층, 그리고 새로운 공간 기획이 만나 정자동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앞선 도시 문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오늘날 익숙한 온라인카지노 문화와 테라스 문화, 커피를 들고 거리를 산바카라하는 풍경은 당시만 해도 매우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정자동은 단순한 카페거리가 아니라 대한민국 최초의 라이프스타일 거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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