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치료실

희귀병인데 희귀한 케이스를 가진 아이

by느곰씨 오만가치

적막한 거실에 앉아 노트북을 열었다. 연차를 신청하기 위함이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은 또 한 번 멀어졌다. 아이가 피를 많이 흘려 응고술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나를 필요로 할 때 바로 갈 수 있어야 할 것 같아 집에 있기로 했다. 결재를 올리고 노트북을 덮었다. 잠이 오질 않았다. 그래도 12시는 넘기지 말아야 하며 소파에 앉았다. 그런데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


"아들이.. 아들이 중환자실로 가야 한데.. 빨리 와줘"


아내의 다급한 목소리를 현실로 받아들이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아직은 자고 있지 않은 큰 아이에게 오늘 밤은 돌아오지 못할 거 같다는 말을 전하고 안아줬다. 동생이 갑자기 아파 놀랐을 텐데 알았다며 묵묵히 서 있다. 혼자 두고 가는 게 미안했지만 도리가 없었다.


병원으로 뛰어가 두리번거리는데 아들이 누운 배드와 함께 뛰고 있는 아내를 발견했다. 아내가 있는 방향으로 뛰었다. 아내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다. 다른 쪽에선 의사가 함께 뛰고 있었다. 담당의였다.


"아버님이신가요?"

"네"


짧은 인사 후 모두 집중치료실이라는 글자가 쓰인 곳까지 뛰었다. 하지만 그 안으로 들어갈 순 없었다. 그제야 아내는 나를 잡고 울었다.


"피를.. 피를 엄청 흘렸어. 그 조그만 몸에서 그렇게 많이 나오면 안 되는 거잖아. 한번 더 흘리면 어떻게 될 거 같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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