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과 그렇지 못한 일

때때로 불행한 일은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다.

by느곰씨 오만가치

아내가 부탁한 물건들을 챙겨 병원으로 향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꽃집에 들렀다. 주문해 놓은 꽃다발 세 개가 나른히 놓여 있었다. 함께 갔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뒤로 한채 집으로 향했다. 꽃집까지 들렀다 집에 오니 졸업식까지 시간이 넉넉지 않았다.


급히 샤워를 하고 옷을 챙겨 입었다. 늘 아내가 해주던 고데기를 스스로 했다. 어설펐지만 아이의 졸업식인데 단정하게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졸업식장에 들어서며 만난 큰 아이의 친구 엄마들에게 선물을 전했다. 꽃다발과 함께. 아내의 부재에 대해 묻는 그들에게 작은 아이가 아파 병원에 있다고라고 전했다. 자신들은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며 미안해했다.


급식실을 정리한 작은 공간에서 졸업식은 진행됐다. 아이들이 진행하는 어설픔이 오히려 웃음 짓게 만드는 졸업식이었다. 아이는 아빠를 발견하곤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나도 팔을 들어 존재를 확인시켜 줬다. 몇 장의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아내에게 보냈다. 가장 아쉬울 사람이니까. 내가 연락하는 사이 친구 엄마들과도 연락을 했던 것 같다. 병원에 간다고 정신도 없었을 텐데 고맙다 했단다. 합주부였던 작은 아이는 졸업식에서 축하 공연을 할 예정이었는데, 아들이 없는 합주 연주를 들으며 졸업식은 끝났다.


6학년 교실에서 담임 선생님과 마지막 이벤트를 마치고 큰 아이와 학교롤 나섰다. 계단을 내려오며 아이는 "아빠, 이런 옷도 있었어?"라며 웃는다. 코드는 잘 안 입으니 신기했나 보다. "있었지. 아빠한테 관심이 없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집으로 돌아와 아이가 먹고 싶다던 짬뽕을 시켰다. 병원에 가서 엄마도 만나고 오자 했다. 가져다줘야 할 것도 있고 졸업식에 가지 못한 엄마의 아쉬움도 해소시킬 겸.


내시경을 마친 아이는 소아크론 초중기라는 확진을 받았다. 따로 약물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여서 경장식을 바로 시작하기로 했다. 보건소에서 나오는 엘리멘탈(무향)은 바로 "맛없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래도 시중에서 나오는 경장식을 먹을만했는 모양이다. 바닐라 커피 맛인 듯한 경장식이었다. 계속 먹으면 질릴 맛이어서 계속 찾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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