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추다 보면 맞아지는 운세
2026년 올해 나에게는 재물운이 있다고 했다. 재물이 들어올 때라고는 로또뿐인데... 매주 오천 원이라도 열심히 투자를 해봐야겠다. 600선을 뚫고 7000을 향해가는 코스피는 내 종목들을 모두 피해 가고 있다. 정말.. 팔고 나면 오르는 이런 공식은 왜 틀리지 않는 걸까. 덕분일까? 나는 올해 초부터 계속 베트남에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일을 했다. 고작 출장비 정도가 전부지만 이것이 재물운은 아니겠지? 2024년에는 문서 복이 있다 했다. 기존 인연들이 정리되고 새로운 인연이 생길 거라 했다. 당시에도 재물운은 있었다. 그러고 보면 나에게 재물운은 곧잘 따라붙는 것 같다. 언젠가 대박이 날 것 같은 기분이다.
문서운이라면 자격증일까 상장일까. 아니면 뜬금없는 집문서를 어떨까? 정말 기분 좋은 상상이다. 골치 아팠던 인연들과 느슨해진다니 이 또한 얼마나 좋은 일인가. 종교나 미신을 믿지는 않지만 상상이 재밌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기분 좋은 상상은 쉽지 않은 현실로 기가 막히게 들어맞기도 한다.
문서운이라는 게 탁상 위 수북이 쌓인 진료 명세서가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새로운 인연이라는 것이 실력 있고 친절한 교수님들 그리고 서로 걱정하고 의지하는 환우 가족이 될 줄도 몰랐다. 아들 입원 소식에 병원비 하라며 십시일반 보내준 가족들의 도움이 금전운이 될 줄이야. 기가 막히게 잘 맞았다.
아이가 떼를 쓸 때 단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에게 꽤나 폭력적이었던 사건이었을까. 훈육은 언제부터 해야 맞을까. 사랑으로 키워도 모나지 않게 키울 수 있었을 텐데 괜히 스트레스 때문에 아이가 아팠던 건 아닌지 생각에 잠길 때까 종종 있다. 그럼에도 퇴근 때마다 아빠를 반겨주는 아이라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사춘기라 점점 서먹서먹해지곤 있다).
소아 크론 확진을 받았을 때만 해도 긴 싸움이 될 거란 생각을 했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관리하고. 평생을 관리해야 하는 병이라서 그랬다. 하지만 생각보다 더 느슨하게 살아가는 것 같다. 한 달에 한번 주사제를 맞고 칼 프로텍틴 수치를 확인한다. 그 한 달 동안 어떤 걸 먹었고 어떻게 지냈는지 복기하며 평가할 수 있다. 일 년을 살아도 12번의 결과지만 받을 뿐이다. 꽤나 지진한 일들의 연속이다. 하지만 결과지를 받을 때마다 긴장되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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