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곁이라는 선물
도토리묵무침이랑 비빔밥이 엄지 척이던
식당 이름은 소꿉장난 같은 빠꿈살이
얻어온 수세미 모종 얼기설기 덩굴로
천장을 초록 지붕으로 덮었는데
두 내외의 취미가 다르다며
늘그막에 갈라서 버렸다
세탁소 주인장의 인사성이 밝아서
덕담 나누며 이사 가서도 옷 싣고 다녔는데
나보다 새파란 젊은 부인은 할미가 되고
아무한테나 말 놓아 불쾌하더니
특정 종교의 목회자 아내가 된 딸이
사위와의 생이별로 주인장 속이
까맣게 탔더라
목회자 사모는 노인 일자리에 와서
이상한 목소리에 품위를 붙인 듯 내리깔고
거들먹 피어 친구 삼지 않았다
각기 다른 학교 일을 보게 되어 다행이다
제주 김녕 바다에 사는 애들과 신나는데
전에는 멸치를 바가지로 펐다며 근접해서
나의 투표 권리에 초장 칠하려던 제주도민
친절하진 않고 난 체 하며 길 막더라
엄마는 베트남인 왕 씨 성의 남아가
무지 까불어대 제지하면
고분 하게 말을 들어 쓰담쓰담
손가락마다 흰 살이 벗겨진다고
왜 그렇냐며 마음 열어줘
아이의 빠꿈이를 제대로 보여주다
빠꿈이는 마음씀도 같이 따라가야 하지
그래야 한다고 봐
* 선상낚시에서 새우 미끼로 잡힌 물고기보다 물가에서 맨손에 잡힌 물고기가 돈도 들지 않고 기분을 곱절로 좋게 한다. 어차피 둘 다 놓아줄 것이라 해도 사람의 기분이란 ᆢ
* 빠꿈이 - 영리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