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보 보기

(12) 곁이라는 선물

by블라썸도윤

장에 들르면 줄을 따라 물건을 사고

병원 가면 병환에 대해

알음알음 주워듣는 말로

이미 반은 고쳐진 것 같고

터미널엔 작별과 재회의 가방에

농익은 시간을 담는다


늦은 밤 학교에 찾아온 심보는

잘 영근 호박을 탐내고 연애도 해야겠고


약속 잡은 아이들은 무슨 궁금증으로

캄캄함을 노려 월담하는가

입 다문 창을 꼬챙이로 쑤시는데

배울 것이 남았나 숙제를 베낄 수 있나


좋은 심보는 대낮을 활보하고

나쁜 심보는 야밤에 월담해서

남의 꿀잠부터 훔친다


* 나는 빈 괄호 속에 공부, 취향 또는 입맛 그리고 나만이 지니고 있는 소중한 보물을 쓰겠다.






수업이 마치면 모두 가고 당직 기사님만 숙소에 남게 되죠. 자정이 다 된 시간에 동네분은 운동장 한편 빈 곳에 와서 연애하고 육 학년 아이 몇몇은 꼬챙이를 들고 와서 1층의 창을 두드리고 현관문 틈을 쑤셔댄답니다. 도서실도 1층에 있는데 문단속을 잘하라고 하십니다. 우리 어릴 때는 도둑이 참 많았는데요. 아이들이 좋은 심보를 가지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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