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 더위와 부상, 자기 몫의 한계를 가려내는 시간
폭염경보가 내려진 오늘 같은 날씨.
하드코트 표면이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오후 두 시쯤 되면, 체어 위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숨이 턱밑까지 차오른다. 체어 의자는 엉덩이가 뜨거울 정도인데, 이럴 때 코트 여기저기를 미친 듯이 뛰어다니는 선수들의 몸 어딘가가 고장 나는 건 어쩌면 시간문제다.
랠리가 끝나고 선수가 절뚝거리며 벤치로 걸어 들어올 때, 내 손은 반사적으로 타이머를 향한다. 화면의 'Medical' 버튼을 누르고 대기하면, 곧 코트 문이 덜컹 열리고 피지오(physio)가 묵직한 구급 가방을 둘러메고 코트로 뛰어 들어온다. 바닥을 긁는 운동화 마찰음과 함께 훅 끼쳐오는 건 익숙한 멘톨 파스 냄새다.
선수 앞에 한쪽 무릎을 꿇은 피지오가 먼저 말을 건넨다.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묻고 답하는 이 문답은 시계를 누르지 않는 '평가(Evaluation)' 시간이다. 그러다 피지오가 땀에 절은 얼굴을 들어 나를 올려다보며 고개를 끄덕이거나 신호를 주는 순간, 허용된 메디컬타임의 시작이다.
3분의 타이머가 줄어들기 시작한다.
룰북 속 메디컬 타임아웃 규정은 명확하다. 경기를 진행하면서 생긴 '급성 부상'만 부위 별로 3분간 치료를 받게 해 준다. 땡볕에 오래 뛰어 체력의 한계로 다리에 쥐(Cramping)가 났다면 치료 대상이 아니다. 즉, 선수 본인의 몫이라는 소리다.
하지만 코트 위에서 그 선을 긋기란 늘 애매하다. 숨이 넘어가기 직전인 선수는 "쥐가 아니라 근육통증이다"며 어떻게든 말을 바꾸고, 피지오는 그 3분 안에 선수를 다시 세워놓으려고 손에 잡히는 대로 테이프를 '착, 착' 소리 내며 다리에 감아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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