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l Change — 7게임과 9게임의 숫자

공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것들

by남발

7과 9, 혹은 9와 11.

코트 위에서 공이 늙어가는 주기를 계산하는 숫자다. ​시합구는 코트에 오르기 전 심판실이나 근처 창고 안에 적재되어 있다. 볼박스 테이핑을 뜯고 알루미늄 캔 뚜껑의 얇은 고리를 당긴다.


​‘칙-’
​캔 안쪽에 차 있던 압력이 빠져나가는 소리. 손끝으로 전해지는 알루미늄의 날카로운 감촉과 함께 샛노란 공들이 얼굴을 드러낸다.

매번 똑같은 캔, 똑같은 공이다. 하지만 이 공들은 앞으로 코트 위에서 수십 번, 수백 번 라켓에 얻어맞으며 마모될 소모품들이다.
​테니스 경기에서 공은 생각보다 빨리 망가진다. 선수들이 코트에 들어서서 5분 동안 하는 연습 (Warm-up).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이 5분 동안 공 표면의 털이 서고 내부 압력이 떨어진다.

이 '5분의 마모'를 정확히 '2게임' 치른 것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첫 번째 볼 체인지는 9게임이 아니라 7게임 만에 온다. 웜업 2게임에 실전 7게임을 더해 딱 9게임 분량의 수명을 채웠다는 뜻이다. 그 뒤부터는 깔끔하게 9게임마다 공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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