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를 조율하는 절대 규격
매일 밤 레퍼리(Referee)의 방에서 인쇄되는 종이 한 장이 다음 날을 공지한다.
'Order of Play(OP)'. '대회일정표'라고 하는데 이것은 테니스 대회기간 동안 선수와 코치, 미디어, 수만 명의 관중, 그리고 심판까지 모든 인간의 동선을 만들게 된다.
또한, 수백만 달러 규모의 글로벌 방송 중계권, 관람객의 세션별 티켓 판매, 셔틀버스 배차 시간 역시 이 한 장을 기준으로 동기화된다. 당일의 모든 매치들이 끝나고 나서야 결정되는 것이기에, 지난주 내 시합처럼 야간경기가 있을 때면 밤 12시가 넘어서 공개되기도 한다.
'Not Before 14:00'
번역하면 '14시 이전 경기 개시 불가'다. 테니스는 야구나 축구처럼 전후반의 타임라인이 없다. 앞 경기가 1시간 만에 끝날지, 5시간짜리 마라톤이 될지 예측할 수 없다는 뜻이다. 'Not Before'는 그 불확실성 속에서 중계권료와 티켓 수익이라는 상업적 권리를 만들기 위한 정밀한 스케줄링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앞 경기가 오후 12시 30분에 끝나 코트가 완전히 비어버려도, 다음 경기는 정확히 14시가 되기 전에는 시작할 수 없다. 관중이 자리를 채워야 하고, 전 세계로 송출되는 중계방송사(ESPN, Eurosport 등)의 글로벌 편성 시간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인데, 투어급 대회에서는 야간경기는 아예 티켓을 분리해서 판매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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