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단계. 안양천을 걷다 회사를 그만두기로 했다

by지크

“자 다들 다시 일에 집중합시다!”


대표는 평소보다 더 크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근데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대표의 말에 잘 반응하고 분위기를 띄우던 직원들 역시 구조조정 되었거든요.


슬롯초년생 때도 구조조정을 목격한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솔직히 별 느낌이 없었습니다. 철저히 남 일 같았습니다.


‘뭐 잘리면 다른 회사 가면 되지’


이상하게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몸도 젊었고, 바카라임질 것도 별로 없었고, 인생이 아직 한참 남아있다고 믿던 때였습니다.


근데 40대가 다 되어 다시 본 구조조정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지금은 지켜야 할 게 너무 많았습니다. 가정도 있었고 갚아야 할 대출도 있었고 유지해야 할 생활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예전처럼 '다시 하면 되지'라는 말이 쉽게 안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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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30% 구조조정이 발표되고 다음날 실제로 사람들이 사라진 뒤부터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머릿속은 계속 같은 생각만 돌았습니다.


‘다음엔 나일 수도 있겠구나’

‘나는 여기서 몇 년이나 더 버틸 수 있을까’

‘회사 밖으로 밀려난 뒤에야 살 방법을 찾기 시작하면 너무 늦는 거 아닐까’


주말에 저는 아내한테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나 하루만 좀 나갔다와도 돼?”


아내가 물었습니다.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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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라이브커머스 컨설턴트이자 강연가. 업계 이야기도 쓰고 온라인 게임 생활의 흥미로운 일도 에세이 형태로 씁니다. 요즘은 에세이 쓰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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