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울타리를 벗어나니 알아서 생존을 해야 하는 단점과 동시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든 해볼 수 있는 장점도 생겼습니다. 사업의 성공은 고사하고 유지를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장점이었습니다.
당시 저희는 백화점 팝업 매장 운영을 위해 대단지 오피스텔 상가 안에 작은 디저트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대단지 상가라고 하면 흔히 유동인구가 많고 장사가 잘될 것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저희가 있던 곳은 전혀 달랐습니다. 월세를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사람들 동선에서 한참 벗어난 구석 자리를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손님을 받는 매장이 아니라 디저트를 생산하는 공장이었으니 크게 문제는 없었습니다. 실제로 저희는 하루 종일 디저트를 만들고 포장하고 납품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공장 입구 앞에는 테라스처럼 약간의 공간이 있었습니다. 디저트 재료를 쌓아두기도 하고 택배를 놓아두기도 하고 그렇게 쓰이던 공간인데 어느 순간부터 신경이 쓰였습니다. 저는 반죽을 하다가도 힐끔, 포장을 하다가도 힐끔 그 공간을 쳐다봤습니다.
'디저트 생산을 위해 하루 종일 사람이 있고, 백화점 판매용 디저트도 있고.. 공간도 있네.....?'
혼잣말처럼 툭 내뱉었습니다.
"우리 여기 앞에 가판처럼 만들어서 디저트 팔아보면 어떨까?"
"여기 앞에?? 누가 지나가야 말이지"
"맞아. 판매는 누가 해?"
"아니 뭐.. 우리가 계속 여기 있으니까 사람들 오면 나가서 응대하면 되지 않을까 했지"
"흠.. 뭐 말이 되긴 하는데.."
결국 저희는 일주일만 테스트해보기로 했습니다. 잘되면 좋은 거고 안되면 원래 하던 일로 돌아가면 그만이었습니다.
다음날 창고에 있던 테이블을 끌고 나왔습니다. 백화점 판매용으로 만들던 디저트를 몇 개 진열했습니다. 가격표는 A4 용지에 출력해서 테이프로 붙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허술했습니다. 예쁜 간판도 없었고 인테리어도 없었고 심지어 제대로 된 매장처럼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종종 지나가던 편의점 사장님이 그 모습을 보더니 진심으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이제 뭐 파세요? 이거 너무 없어 보이는데요?"
"저희 생각에도 그러네요 하하"
오전에는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점심시간이 지나도 아무도 오지 않았고 오후가 되어도 상황은 똑같았습니다. 기대하지 않는다 했지만 저희 모두의 신경은 모두 가판으로 향해 있었습니다. 드물게 누가 지나가기라도 하면 귀를 쫑긋했습니다. 택배기사님의 인기척에 우르르 몰려 나갔다 들어오며 동료가 한탄했습니다.
"디저트 만드는 미어캣들이 따로 없구먼"
"아이디어 누가 냈더라?"
"조용히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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