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기 시작하고 운영에 여유가 생겼을때는 모든 게 잘 풀렸습니다. 원하는대로 월 수입도 늘어났고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도 많아졌습니다. 한 번은 아내가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오빠 요즘은 사람 얼굴 같다”
그 말 듣는데 괜히 찔렸습니다. 예전에는 늘 핸드폰 붙잡고 있었거든요. 밥 먹다가도 거래처 전화 받고, 새벽에도 매출 확인하고, 표정 자체가 늘 날 서 있었습니다. 이제 그 고생을 보상 받는다 생각했습니다. 파이어를 향한 발걸음도 힘찼습니다.
근데 문제는 사업이라는 게 절대 한 자리에 멈춰있질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유행이 끝나자 다시 회의가 많아졌습니다.
“다음 아이템 뭐 하지?”
“요즘 뜨는 거 없어?”
“백화점에서 새로운 거 찾던데?”
그때부터 다시 지옥이 시작됐습니다. 낮에는 회사 일하고 퇴근하면 동료들이랑 카페에 모여서 새벽까지 회의했습니다. SNS 뒤지고 해외 디저트 찾아보고 경쟁사 분석하고 샘플 먹어보고 원가 계산하고.
현관문을 열면 늘 집 안이 조용했습니다. 거실 불은 꺼져 있었고 식탁 위에는 아내가 덮어놓은 밥과 반찬만 있었습니다. 전자레인지 돌리는 소리마저 가족들의 평화에 방해가 될까봐 씻지도 못하고 식탁에 앉아 편의점 삼각김밥 뜯으며 밀린 메세지 창을 확인했습니다. 아내가 낮에 찍은 아이 사진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키즈카페에서 웃고 있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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