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안에 파이어에 도전해보자고 결심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돈을 버는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한 달에 얼마를 쓰고 있는지'
바로 이것을 정확하게 마주하는 일이었습니다.
사실 이 과정이 조금 두려웠습니다. 막연하게 알고 있는 것과 숫자로 확인하는 것은완전히 다른 일이기 때문입니다.
슬롯 초년생 시절부터 꾸준히 써온 가계부이지만 결혼과 출산 이후에는 조금 성격이 달라졌습니다.
아내와 아이에게까지 저의 지출 철학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가계부는 지출 통제가 아니라 지출 기록에 가까워졌습니다.
물론 아내 역시 저 못지않게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사람이고 아이 또한 그 환경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저는 우리는 잘하고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그랬을까요?
가계부 앱을 열어 지난 1년의 지출을 하나씩 내려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손가락이 멈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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