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의 첫 단추, '왜'를 정의하라
*몇 화에 걸쳐 제가 파이어로 오는 과정에서 지킨 신념이나 필수 요소라고 생각한 것들을 이야기해 보고 그 뒤부터는 제가 실제 파이어를 한 과정을 세세하게 써보려고 합니다.
많은 이들이 파이어를 꿈꾸며 작은 행동을 시작합니다. 은퇴에 필요한 자산을 계산하고, 월 지출을 줄이며, 목표 수익률을 점검하는 데 수많은 시간을 쏟죠. 하지만 파이어를 향한 여정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깊게 고민해야 할 지점은 자산의 규모가 아니라 '왜 파이어를 하고 싶은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이에요.
단순히 현재의 온라인 게임 생활이 고달파서,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편히 쉬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는 파이어라는 거대한 과업을 완수하기 어렵습니다. 도망치듯 시작한 여정은 목적지에 도착하는 순간 길을 잃기 마련이기 때문이지요.
물론 온라인 게임에서 겪는 스트레스와 번아웃은 파이어를 결심하게 만드는 강력한 계기가 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싫어하는 것을 피하는 마음은 결승선에 다가갈수록 힘이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수년, 혹은 십수 년이 걸리는 자산 형성 과정에서 마주할 수많은 고난과 인내의 시간을 버티게 해주는 것은 부정적인 상황에서의 탈출이 아니라, 내가 지향하는 삶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겠죠.
준비되지 않은 은퇴 이후를 기다리는 것은 달콤한 휴식이 아니라 무료함과의 처절한 사투입니다. 물론 지금은 그게 내 꿈이야!라고 말하는 분들이 많겠죠? 하지만 구체적인 계획 없이 맞이한 자유는 하루의 경계를 무너뜨리게 됩니다. 슬롯적 관계가 단절되고 성취감을 느낄 기회가 사라진 채 쇼파와 일체가 되어 TV 채널만 돌리는 일상이 반복될 수 있어요. 아주 높은 확률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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