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 다른 곳에 도착해도 친구일까

by레빗구미

친구는 참 이상한 관계다.

가족처럼 정해진 것도 아니고,
연인처럼 서로를 선택했다고
약속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어느 날 옆자리에 앉았고,
같이 밥을 먹었고,
별것 아닌 일에 웃다 보니
어느새 오랜 시간을 함께한 사람이 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친구의 삶과 내 삶은 조금씩 달라진다.

누군가는 먼저 성공하고,
누군가는 다른 길로 가고,
한때 비슷했던 두 사람 사이에
생각보다 먼 거리가 생기기도 한다.

그때도 우리는
예전처럼 친구일 수 있을까.


<타짜: 벨제붑의 노래>, <소셜 네트워크>, <스탠 바이 미>.

세 영화를 보면서
오래된 친구를 생각했다.

친구가 가진 것을 부러워하면서도
진심으로 잘되기를 바랄 수 있는 마음.

서로 다른 곳으로 가면서도
함께 걸었던 시간을 잊지 않는 마음.

어쩌면 우정을 오래 지키는 건
계속 곁에 있는 일이 아니라,

서로 달라진 삶을
기꺼이 인정해주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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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첫번째


-<타짜 벨제붑의 노래>, <쇼설 네트워크>, <스탠 바이 미>




친구의 잘됨을 진심으로 기뻐할 수 있을까 - <타짜: 벨제붑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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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 입학하던 날이었다. 나는 반을 잘못 찾아 들어갔다. 한참 뒤에야 그 사실을 알고 제대로 된 반으로 돌아왔는데, 교실에는 이미 아이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남은 자리는 딱 하나였다. 그 자리에 앉았고, 옆에 있던 아이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친구가 됐다. 생각해보면 참 별것 아닌 우연이다. 그날 처음부터 반을 제대로 찾아갔다면 다른 자리에 앉았을 것이고, 어쩌면 우리는 이렇게 오래 친구로 남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게 가끔 이렇게 엉뚱하게 시작된다. 열몇 살 아이가 교실 하나를 잘못 찾아 들어간 일이 수십 년짜리 관계를 만들어버린다.


그 친구는 꽤 잘생긴 호남형이었다. 사람들에게 인기도 많았고, 무엇보다 컴퓨터를 잘 다뤘다. 당시에는 컴퓨터를 잘하는 친구가 지금보다 조금 더 특별해 보이던 시절이었다. 옆에서 보면 뭐든 나보다 능숙해 보였다. 당연히 질투도 했다. 친구인데도 그랬다. 아니, 친구라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아주 먼 곳에 있는 잘난 사람은 오히려 질투하기 어렵다. 나와 비슷한 자리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한 사람이 조금 앞에 있는 것처럼 보일 때 마음이 이상해진다. 좋아하는 마음과 부러운 마음, 잘됐으면 하는 마음과 나보다 너무 잘되지는 않았으면 하는 못난 마음이 묘하게 섞인다.


시간이 지나면서 둘의 길은 꽤 달라졌다. 친구는 대학에 가지 않고 곧바로 취업해 프로그래머의 길을 걸었다. 나는 대학에 갔고 대학원까지 다녔다. 성격도 정반대였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서로에게서 가져온 것이 있었다. 친구를 만나면서 조금 더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웠고, 별것 아닌 일에 장난치며 넘어가는 법도 배웠다. 나라면 하지 않았을 일도 친구와 함께라서 해봤다. 반대로 친구도 조금은 달라졌다. 말을 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조금 더 오래 듣는 쪽으로. 물론 정말 서로 때문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오랫동안 가까이 지낸 사람끼리는 자신도 모르게 상대의 일부를 조금씩 가져가는 것 같다. 그렇다고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각자에게 없던 색 하나 정도를 나눠 갖는 것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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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FJ - 영화에 대한 리뷰보다는 영화안에 담긴 감정들에 대해 씁니다. 영화의 긍정적인 부분을 전달하려 합니다. 세계최초 영화 감정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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