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은 브레이크다.

by필력

이렇게 공황에 시달리면서도 그렇게까지 버티면서 일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았다.


그놈의 자유, 자유를 좋아하는 사람인데 말이다.


약간의 긴장감이 있는, 어딘가에 일원으로 소속된 상태가 좋다.


어느 조직에 소속된 지가 오래됐고 앞으로도 어느 조직에 소속될 일이 없을 법한 나이인데, 일할곳이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인 것 같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것 말이다.


무제한의 자유가 있는 전업 주부의 삶이 나에게는 맞지 않는 옷이란 생각이 늘 있었다.


자꾸만 살림을 뒤로 뒤로 미루기만 할 뿐이었다. 출근이라는 긴장감이 있음으로 살림의 데드라인을 정하게 되는 것이다.


출근 전에 반복적인 집안일을 마치는 시간을 설정하는 것이다.


미루지 않게 된다.


일하는 것에 거슬리는 몇 가지점만 제외하면 정말 괜찮은데 말이다.


어쨌든 여러 가지 이유로 소득활동을 해야 한다.


공황을 딛고 일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딱 일만 하고 오면 된다. 딱 비즈니스만 하고 오면 된다는 것이다.


관계중심, 공감능력은 집어치우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들어야 한다.


그 누구의 말도 참고하지 말고 그저 일만 하고 와야 한다.


그저 조직의 일부가 되어서 내 할 일만 하고 오면 되는 것이다.


그동안 왜 그렇게 못했을까?


너무 힘이 많았다. 아직 쓸 에너지가 있었나 보다.


공황은 나의 에너지를 작게 만든다.


그게 오히려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게 마음먹고 모든 사람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 누구도 예외 없이 거리를 두기 시작했더니 오히려 다닐만하다.


적당한 거리감이 나에겐 필요하다.


그렇다고 아웃사이더는 아니다. 그저 내 역할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나의 즐거움은 다른 곳에서 찾고 일터에서는 일만 하고 오기로 마음먹는다.


그래야 좀 다니겠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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