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감기 된 계절들 6화

두 번째 트랙

by바카라방별곡

노래가 시작되자 잊고 있던 장면들이 엉뚱한 순서로 떠올랐다.
재영이 군대 가기 전 마지막으로 만났던 날. 학교 앞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먹다가 싸웠다. 지수는 재영의 휴대전화에 계속 뜨는 입대 관련 문자를 보면서도 모르는 척했다.

“너 군대 가면 우리 어떻게 해?”

지수가 묻자 재영은 떡볶이 국물에 튀김을 찍으며 말했다.

“뭘 어떻게 해.”

“그러니까.”

“나 기다려야지.”

지수는 그 말이 싫었다. 너무 쉬워서.

“넌 맨날 말을 그렇게 해.”

“뭘.”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재영은 대꾸하지 않았다. 종이컵에 물을 따라 한 번에 마셨다. 두 사람은 재영이 입대한 뒤 몇 달을 더 만났다. 전화를 기다리는 날보다 놓치는 날이 많아졌고, 지수는 시험을 준비하느라 점점 예민해졌다. 재영이 휴가를 나왔을 때에도 지수는 독서실에 있었다. 나무에 옹이가 하나씩 박히듯 서운함을 삼킨 자리마다 둘 사이에도 미세한 틈이 생겨났다.
헤어지자는 말은 지수가 먼저 했다. 그날도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재영이 전화를 늦게 했고, 지수는 모의고사 점수가 엉망이었고, 고시원 옆방에서는 새벽까지 누군가 통화를 했다.

“우리 그만하자.”

재영은 한참 있다가 말했다.

“진짜?”

“응.”

그게 끝이었다. 지수는 오히려 화가 났다. 붙잡지도 않는다고 생각했다. 자기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다는 사실은 금방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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