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이미 어디쯤 가고 있을까

남의 계절을 보느라 내 시간을 놓치지 않기를

by민힐러

잠들기 전, 습관처럼 인스타그램을 열었다. 특별한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아는 사람의 일상 사진을 보고, 저장해둔 게시물을 몇 개 넘기다 보면 어느새 손가락은 계속 화면을 위로 밀고 있었다.


누군가는 새로운 회사에 출근했다는 소식을 올렸다. 누군가는 오랫동안 준비한 바카라이 출간되었다고 했고, 또 다른 사람은 강의를 시작했다며 자신의 이름이 적힌 현수막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나는 화면에 하트를 눌렀다. 정말 잘됐다고 생각했고, 얼마나 오래 준비했을지 알 것 같아서 축하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 마음은 분명 진심이었다.


그런데 휴대폰을 내려놓고 나면 마음 한쪽이 조금 이상해졌다. 몇 분 전까지만 해도 괜찮았던 하루가 갑자기 부족하게 느껴졌고, 괜히 내 하루를 다시 확인하고 싶어졌다.


나는 오늘 뭘 했지. 해야 할 일을 조금 했고, 글도 몇 줄 썼고, 집안일도 했다. 특별히 나쁜 하루는 아니었는데, 다른 사람의 소식을 보고 나면 그 모든 일이 너무 평범하고 작게 느껴졌다.


그럴 때면 나는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의 시간과 내 시간을 나란히 놓았다. 저 사람은 벌써 저기까지 갔는데, 나는 왜 아직 여기일까. 그렇게 비교가 시작되면 마음은 금방 바빠졌다.


나도 빨리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았다. 글을 더 써야 할 것 같고,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할 것 같고, 눈에 보이는 결과를 만들어야 할 것 같았다. 가만히 있으면 나만 뒤처지는 기분이 들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SNS에서 내가 본 것은 그 사람의 하루 전체가 아니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까지 얼마나 오래 고민했는지, 몇 번이나 실패했는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던 시간이 얼마나 길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나는 그 사람의 가장 빛나는 한 장면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그 한 장면과 내 삶 전체를 비교하고 있었다. 누군가의 출간 사진을 보면서 내가 아직 바카라을 내지 못한 시간을 떠올렸다.


누군가의 강의 사진을 보면서 내가 아직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생각했다. 누군가의 새로운 시작을 보면 나도 빨리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할 것 같았다. 마음은 축하하면서도 동시에 나를 재촉했다.


남의 결과와 내 과정을 비교하고 있었던 셈이다. 생각해보면 조금 억울한 비교였다. 그 사람에게도 분명 시작점이 있었고, 잘되지 않았던 날과 오래 기다렸던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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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이름으로 살아가며 글과 기록을 통해 정체성과 감정을 탐구하는 민힐러입니다. 감성 콘텐츠와 퍼스널 브랜딩을 다루며, 진심 어린 문장으로 삶을 치유하는 힘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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