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클리셰

by민비

# 하나..

그것은 갑자기 나타났어


오전에 보이지 않던 그것이,

굳이 들여다보려 하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던 그것은,

거기 있었지


쪼그리고 앉아야만 보이는 그것은
어설프게 웃고 있었는데

이상한 일이야


그것을 본 순간
까맣게 잊고 있었던
네가 생각났어


키 작은 들꽃의 어디가

보조개가 귀여운 너랑 닮았을까?




#두울..

어느 날부터

노랑이 좋아지기 시작했어
오늘부터 나는 나비인 거야
어때?

그 말에 너는 한참 웃었지
그리고 조용히 말했어
그럼 내가 꽃이 될게

그때 너는 그랬어
나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했고
나도 역시 그랬어

같이 있어도 늘 보고 싶었지

아마 나는 늘 날고 싶었나 봐

그때 우리가


하늘을 같이 날지 않았다면,
구름에 같이 매달리지 않았다면
함께 비를 맞진 않았겠지



#세엣..

어젯밤에는 네 꿈을 꾸었어


'앗, 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오랜만에 나타난 너의 주변을 맴돌며


자존심도 없이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


다시 너와

같은 하늘을 날고,

같은 구름에 매달리고 싶어서였을까?

지금은 비록 슬프지만
내일은 더 아름다울 거야
그런 생각 참 진부하지만


어쨌든,

인생은 기쁠 때도 있고
조금씩 허무할 때도 있잖아

오늘도 여전히 상투적인 하루지만
언제든 너의 이름은

나의 그리움이야


그러니 괜찮아

너라면 언제든 괜찮아

월,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