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 나는 네가 좋았거든
이왕지사 혼자 사랑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즐겁게 해야 옳다. 선택적 짝사랑의 최후가 항상 슬픔일 필요는 없는 것처럼 외사랑의 과정 역시 지루하고 질척이는 늪 같을 거라는 고정관념을 완벽히 버리면서.
스무살, 내 첫사랑이자 짝사랑이던 그녀석(이건 좀 안타깝다. 생애 처음 해 본 사랑이 짝사랑이라니!)나는 진실로 외모지상주의에 빠져 살았기에 성격이 성인군자여도 외모가 찌그러진 모과상이면 바로 탈락 시켰다.(사실 찌그러진 모과상이란 것이 정확히 무얼 두고 하는 말인지 모른다. 그냥 모과라 하면…….거기에 찌그러졌다고 하면…….흠)수줍음은 많았지만 취향은 확고했다. 지금 생각하면 진짜 중요한 건 따로 있었는데 말이다.
애초에 나는 CC따윈 관심도 없었을 뿐더러 기회가 와도 결코 하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다. 둘이 좋아 죽겠다며 눈만 마주쳐도 사르르 녹아내리는 눈웃음은 기본이고 둘 사이 흐르는 공기마저 불그스름하게 만드는 압도적인 기운을 풀어내던 두 남녀가 어느 날 휑하니 찬바람을 일으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목도했을 때. 이별에도 무수한 이유가 있지만 이별을 맞이하게 된 그들은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는 건 당연지사, 서로에게 투명인간이 되어 눈 뜨고도 못 본 척을 해야 한다. 정말이지 세상에 아름다운 이별이란 없다. 함께 보냈던 시간에 예의를 지켜서 내 삶의 한조각에 새겨진 사람, 덕분에 자신이 조금 더 성숙해졌다는 판단하에 아주 잘 포장하여 갖다 붙인 위로의 말 정도라 생각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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