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쪽 길로 지나가냐. 니네 팀은 저쪽으로 다녀라.”
“조금만 비켜주면 지나갈 수 있잖아요.”
“형님 물건 받고 나가야 된다. 기다려라.”
“아니, 조금만 앞으로 당겨주면 지나갈 수 있다니까요.”
그가 못마땅한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에라이.”
마지못해 차를 앞으로 당겼고 나는 그대로 지나갔다. 뒤에서 무언가 욕지거리를 하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순간 울컥했다.
별것도 아닌 일인데 왜 저렇게까지 하나 싶었다. 차를 세워놓고 한마디 해줄까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곧 접었다. 내 머릿속에는 한 가지밖에 없었다. 빨리 하고 끝내자. 택배를 하다 보면 몇 분이 우습지 않다. 누군가와 말다툼을 시작하면 십 분이 되고, 십 분이 밀리면 그 뒤의 일정까지 줄줄이 늦어진다.
사소한 감정싸움에 내 시간을 버리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대로 배송지로 향했다. 그런데 몸은 현장을 떠났지만 마음은 따라오지 못했다. 운전하는 내내 조금 전 일이 머릿속에 남았다. 조금만 앞으로 빼주면 충분히 지나갈 수 있는 길이었다. 더구나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였다.
그런데 그는 굳이 “니네 팀은 저쪽으로 다녀라”고 말했다.
그 말이 이상하게 거슬렸다. 길을 말하는 것 같으면서도 길만 이야기하는 것 같지 않았다. 너희와 우리는 다르다. 여기는 우리 자리이고 너희는 너희 쪽으로 가라는 것처럼 들렸다. 내 기분도 점점 나빠졌다.
‘거지 같은 팀에 있다 보니 마인드도 틀려먹은 모양이네.’
속으로 그를 비난했다. 왜 저렇게까지 예민한지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 사람이 요즘 힘든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팀 안에서 어떤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도 관심 없었다. 왜 내가 이해해야 하지. 나는 내 일을 하면 되고 그는 자기 일을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팀은 내가 얼마 전까지 몸담고 있던 팀이었다. 누구보다 그곳의 사정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곳이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