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란 피곤한 일에 여러 번 엉키다 보면 평소 같으면 넘겼을 말에도 폭발하는 날이 있다. 내가 그런 것은 아니고, 옆 팀 팀장의 이야기다. 그는 택배팀을 관리하는 실장과 사고 처리 문제로 자주 부딪혔다. 이번에도 무언가를 확인해달라는 요청에 “그건 알아서 해라”는 답변이 돌아온 모양이었다.
기사들은 사고가 나면 실장이 자신들에게 바카라임부터 묻는다고 느꼈다. 회사의 손실을 줄여야 하는 사람과 자신의 손해를 막아야 하는 사람. 같은 사고를 처리하면서도 먼저 지키려는 것은 달랐다. 서로의 사정을 조율해야 할 자리에서 바카라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만 따지다 보니, 어느새 도움을 청하는 일마저 다툼의 시작이 되어 있었다.
팀장은 이번에야말로 실장을 그만두게 만들겠다고 했다. 공문을 보내서라도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것이었다. 내게도 그동안 쌓인 일이 있으면 이야기해달라고 했다. 말을 하는 그의 얼굴을 보며, 이번에는 정말 무슨 일이 벌어지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다음 날이 되자 기세가 눈에 띄게 누그러져 있었다. 다른 팀장이나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려면 증거부터 확보해야 한다는 답을 들은 모양이었다. 화가 났다는 것과 잘못을 입증하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당장 실장을 내보내겠다는 말은 자료를 모아보겠다는 말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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