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규칙 위반이 나를 만든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면 가끔 신호를 어긴다. 건너편까지 몇 걸음 안 되고 차 한 대 다니지 않을 때, 이걸 굳이 지키고 서 있어야 하나 싶어진다.
처음 무시하고 건넜을 때는 신경이 쓰였다. 혹시 차가 오는 것은 아닌지, 누가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괜히 주변을 살폈다. 두 번, 세 번 반복하니 아무렇지 않았다. 나중에는 빨간불 앞에 꼼짝없이 서 있는 사람들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저걸 왜 저렇게까지 지키고 있지.
이상한 일이다. 처음에는 내가 규칙을 어기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규칙을 지키는 사람이 답답해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은 그렇게 조금씩 무감각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무감각해지는 건 신호등 앞에서만이 아니었다. 지켜야 할 규칙을 지키지 않아도 아무 일이 생기지 않는 순간, 사람은 다른 곳에서도 똑같이 무감각해진다.
그걸 다른 사람에게서도 본 적이 있다.
한 친구가 주식으로 꽤 큰돈을 벌었다. 자산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임대아파트 거주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잠시 자신의 돈을 다른 친구에게 맡기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선뜻 받아주지 않았다. 친구끼리 돈거래는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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