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었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뜨거운 공기가 얼굴을 덮쳤고, 아스팔트에서는 달궈진 열기가 다시 올라왔다. 에어컨을 켠 차 안에 잠시 들어오면 살 것 같았지만, 물건 하나를 꺼내 들고 또다시 밖으로 나가야 했다. 그것을 하루에도 수십 번 반복했다.
택배 일이 쉬운 것은 아니다. 물건은 갈수록 커지고 무거워진다. 구역이 넓거나 물량이 많은 날에는 해가 진 뒤까지 돌아다녀야 한다. 땀에 젖은 옷이 마를 틈도 없이 다시 젖고, 물을 마셔도 갈증은 금방 되살아난다.
그날도 더위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평소 오토바이로 초소형 택배를 배송하던 직영기사들의 물량 일부가 차량으로 움직이는 계약기사들에게 배정됐다고 했다. 폭염 속에서 장시간 오토바이를 타는 직영기사들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처럼 보였다.
나는 별생각 없이 말했다.
“그래도 저 사람들은 걱정되지 않아요? 이 더위에 오토바이 타고 몇 시간씩 배송하잖아요.”
그러자 상대는 역정을 냈다.
“우리도 쓰러질 것 같은데 누굴 도와줘요.”
직영기사들이 해야 할 일을 왜 계약기사들에게 넘기느냐고 했다. 자기 물량만으로도 죽을 것 같은데 남이 어떻게 되든 무슨 상관이냐는 식이었다. 화를 너무 내기에 순간 생각했다. 괜히 말을 꺼냈구나.
그 사람이 힘들지 않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아침부터 쉬지 않고 배송했는데도 차 안에는 물건이 남아 있다. 해가 지기 전에 끝낼 수 있을지 알 수 없고, 오늘도 저녁을 제시간에 먹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런 상황에서 물량을 더 받아달라는 말을 들으면 자신을 더 몰아붙이는 요구처럼 들릴 수 있다. 정말 한계에 도달한 사람에게 다른 사람까지 도우라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그런데 나는 다른 질문이 생겼다. 왜 평소부터 작은 변수 하나도 받아낼 수 없을 만큼 자신의 일을 한계까지 채워놓았을까.
그들이 물량을 그렇게 타이트하게 짜놓은 데에는 분명 금전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구역을 더 넓게 맡고, 물건을 하나라도 더 배송하면 그만큼 수입이 늘어난다. 오늘 더 많이 벌면 내일의 문제도 해결될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 돈을 더 벌면 힘든 것도 참을 수 있고, 부족한 시간도 메울 수 있고, 미래의 불안도 사라질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돈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수입을 늘리기 위해 자신의 시간과 체력을 끝까지 당겨 쓰면, 그 돈을 지킬 사람부터 무너진다. 평일에는 죽도록 일하고, 휴일에는 술을 마시며 스트레스를 풀고, 숙취가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출근한다. 그리고 또다시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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