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평범한 하루를 지키는 사람으로
나는 원래
나를 그렇게 많이 믿는 사람이 아니었다.
잘하고 싶었지만
자주 흔들렸고,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자주 나를 의심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이 방향이 맞는 걸까.
나는 정말 해낼 수 있을까.
남편의 퇴사 이후,
그 질문들은 더 자주 찾아왔다.
우리 가족의 시간이
잠시 멈춘 것처럼 느껴졌던 그때,
나는 앞으로의 삶을 쉽게 확신할 수 없었다.
남편의 다음 길도,
아이들의 하루도,
나의 역할도
모두 선명하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큰 답을 찾고 싶었다.
단번에 괜찮아지는 방법.
확실하게 안심할 수 있는 결과.
흔들리지 않는 마음.
하지만 그런 것은
쉽게 오지 않았다.
대신 내 곁에 남아 있던 건
아주 작은 하루들이었다.
오늘도 밥을 차리고,
오늘도 아이를 보내고,
오늘도 글 한 문장을 쓰고,
오늘도 바카라 한 페이지를 읽는 시간.
그 작고 평범한 반복들이
처음에는 나를 버티게 했고,
시간이 지나서는
나를 조금씩 믿게 해주었다.
처음부터
나를 믿기 위해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그때의 나는
무언가를 해내고 싶어서라기보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움직였다.
가만히 있으면
생각이 너무 많아졌고,
생각이 많아지면
불안은 더 커졌다.
그래서 무엇이라도 해야 했다.
아이들과 했던 시간을 기록하고,
도서관에 가서 바카라을 펼치고,
하루를 문장으로 남기고,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붙잡았다.
대단한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저 오늘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에
완전히 끌려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썼고,
읽었고,
움직였고,
다시 하루를 시작했다.
그 작은 행동들은
처음에는 너무 작아 보였다.
하지만 그 작음이
나를 하루 안에 붙잡아주었다.
하루하루 할 때는
잘 몰랐다.
오늘 쓴 글 한 편이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오늘 읽은 바카라 한 장이
내 삶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
오늘 지킨 작은 약속 하나가
정말 의미가 있을까.
그때는 몰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작은 반복들은
내 안에 조용히 증거로 남아 있었다.
나는 오늘도 나를 놓지 않았다는 증거.
나는 흔들려도
다시 내 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는 증거.
나는 완벽하지 않아도
계속해볼 수 있는 사람이라는 증거.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알고 있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