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킨 건, 대단한 결심이 아니라 작은 루틴이었다

[4부] 평범한 하루를 지키는 사람으로

by캄스

삶이 흔들릴 때,

나를 다시 세운 건

대단한 결심이 아니었다.


이제부터 완전히 달라지겠다는

거창한 다짐도 아니었고,


모든 것을 한 번에 바꾸겠다는

큰 계획도 아니었다.


남편의 퇴사 이후,

우리 가족의 시간은

한동안 불안 속에 놓여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무엇부터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마음은 자꾸만 큰 답을 찾으려 했다.


확실한 계획.

분명한 방향.

눈에 보이는 결과.


하지만 현실의 하루는

그렇게 단번에 바뀌지 않았다.


아이들은 여전히 아침을 먹어야 했고,

학교와 유치원에 가야 했고,

저녁이면 다시 식탁 앞에 앉아야 했다.


삶은 불안해도

하루는 계속 이어졌다.


그 하루 속에서

내가 붙잡을 수 있었던 건

아주 작고 평범한 것들이었다.


거창하지 않아도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해내는 것.


그 작은 반복들이

흔들리는 나를

조용히 붙잡아주고 있었다.


큰 결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처음에는

무언가 크게 바꿔야 할 것 같았다.


이대로 있으면 안 될 것 같고,

더 빨리 움직여야 할 것 같고,

한 번에 답을 찾아야 할 것 같았다.


불안한 마음은

늘 큰 계획을 만들게 했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할까.

아이들의 교육은 어떻게 이어가야 할까.

나는 내 삶을 어떻게 다시 세워야 할까.


생각은 많았지만

몸은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아이 둘을 키우는 하루는

이미 충분히 바빴고,


집안일과 아이들 일정 사이에서

나를 위한 시간을 크게 비워내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큰 결심 대신

작은 일을 붙잡기 시작했다.


오늘 할 수 있는 것.


지금 할 수 있는 것.


완벽하지 않아도

작게라도 해볼 수 있는 것.


그렇게 하루를 다시 시작했다.


루틴은 나를 붙잡아준 손잡이였다


불안한 시간 속에서

루틴은 나를 붙잡아준 손잡이 같았다.


예전에는

반복되는 일상을

그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침에 아이들을 챙기고,

식탁을 차리고,

집 안을 정리하고,

아이들의 하루를 살피는 일.


하지만 삶이 흔들리고 나서야

그 반복이 얼마나 큰 힘인지 알게 되었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해야 할 일을 하고,

오늘의 하루를 다시 시작하는 것.

그것은

우리 가족이 아직 무너지지 않았다는

작은 확인이었다.


아이들이 집을 나선 뒤에는

나를 위한 작은 시간도 붙잡았다.


바카라을 펼치고,

글을 쓰고,

도서관에 가고,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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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바카라 《3번 다녀온 엄마는 다 계획이 있다》의 작가. 엄마표 영어미술놀이로 아이와 함께 성장하며 1인 출판사를 세운 두 아이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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