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평범한 하루를 지키는 사람으로
아이들이 돌아오는 집은
따뜻했으면 했다.
학교와 유치원에서 돌아온 아이들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엄마의 표정을 살피기보다
자기 이야기를 먼저 꺼낼 수 있는 집.
하루가 조금 힘들었어도
다시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집.
그런 집을
아이들에게 남겨주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알게 되었다.
집의 온도를 지키고 싶었던 나는
정작 내 마음의 온도는
자주 살피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는 따뜻한 엄마이고 싶었지만,
내 마음은 자주 차갑게 식어 있었다.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괜찮지 않은 날이 있었고,
웃으며 하루를 시작하면서도
마음 한쪽은 조용히 무너져 있는 날이 있었다.
그때 나는 조금씩 배우기 시작했다.
엄마에게도
마음을 다시 데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남편의 퇴사 이후,
나는 자주 괜찮은 척을 했다.
아이들 앞에서는
평소처럼 웃으려 했고,
남편에게는
불안한 마음을 그대로 던지지 않으려 했다.
집 안의 공기가
너무 무거워지지 않기를 바랐다.
내가 흔들리면
모두가 흔들릴 것만 같아서,
나는 더 단단한 척했고,
더 밝은 말을 고르려 했고,
더 괜찮은 사람처럼 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엄마도 사람이었다.
아무리 괜찮은 척을 해도
마음이 지치는 날은 있었다.
아이들을 보내고 난 뒤
조용해진 집 안에서
갑자기 눈물이 나는 날도 있었고,
아무 일도 아닌 말에
괜히 마음이 무너지는 날도 있었다.
그런 날에는
나도 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엄마니까 괜찮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엄마도
계속 괜찮을 수는 없었다.
내 마음이 지쳐 있으면
말이 먼저 달라졌다.
평소라면 웃으며 넘겼을 일에도
괜히 목소리가 커졌고,
아이의 느린 준비 앞에서
조금 더 날카로워졌고,
남편의 침묵 앞에서
괜히 마음이 서운해지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뒤늦게 알았다.
내가 화가 난 건
지금 눈앞의 상황 때문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내 안에 쌓인 불안,
피로,
외로움,
막막함이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말로 새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에게 부드럽게 말하고 싶다면,
남편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고 싶다면,
먼저 내 마음이
너무 차갑게 식지 않도록
돌봐야 했다.
내 마음의 온도가
집 안의 공기와
가족에게 건네는 말의 온도로
이어지고 있었다.
나를 다시 데워준 작은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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