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평범한 하루를 지키는 사람으로
아이를 키우며
가장 어려웠던 건
가르치는 일이 아니었다.
기다리는 일이었다.
아이에게 알려주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신발을 신는 법,
바카라가방을 챙기는 법,
숙제를 시작하는 법,
틀린 문제를 다시 보는 법.
방법을 알려주는 일은
어쩌면 쉬운 편이었다.
정말 어려웠던 건
아이가 그 방법을
자기 속도로 익힐 때까지
기다려주는 일이었다.
나는 아이를 사랑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사랑 안에는
조급함도 함께 있었다.
조금 더 빨리 했으면 좋겠고,
조금 더 잘했으면 좋겠고,
조금 더 쉽게 해냈으면 좋겠는 마음.
그 마음은 분명
아이를 위한 마음에서 시작되었지만,
때로는 아이의 속도를
내 속도에 맞추려는 마음이 되기도 했다.
엄마에게는
하루의 시간이 보인다.
몇 시까지 나가야 하고,
어떤 숙제를 해야 하고,
언제 씻고,
언제 자야 하는지.
하루의 흐름이 보이고,
해야 할 일이 보이고,
미뤄졌을 때의 결과까지 먼저 보인다.
그래서 자꾸 마음이 바빠진다.
하지만 아이의 시간은
엄마의 시간과 달랐다.
아이는 신발을 신다가도
갑자기 다른 생각을 하고,
바카라을 읽다가도
한 장면 앞에서 오래 멈추고,
숙제를 시작하기 전에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아이였다.
나는 그 모습이
가끔 답답했다.
“빨리 해.”
“지금 해야지.”
“왜 아직도 안 했어?”
그 말들이
내 입에서 나올 때가 있었다.
그런데 아이를 재촉하고 난 뒤,
문득 마음이 무거워졌다.
아이는 정말 느린 걸까.
아니면 내가 너무 빠른 걸까.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알게 되었다.
아이는 느린 것이 아니었다.
자기 방식으로
배우는 중이었다.
처음 해보는 일 앞에서
망설이는 것도,
반복해서 틀리는 것도,
한 번에 해내지 못하고
다시 돌아가는 것도
아이에게는 모두
자라는 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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