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눈치 없는 사람과 생각 많은 사람의 연애
근래 몇 개월 동안 관찰한 남자친구는 골든 레트리버와 흡사하다. 나를 보면 귀가한 주인이라도 반기듯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하고, 내 손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하며, 작은 일에 행복해하며, 눈치 없이 해맑다. 그리고, 손이 많이 간다.
때로는 내 앞에서는 그저 덩치 큰 강아지 같은 그가 슬롯에서 한 사람 몫을 한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사람 좋은 그는 휴일이나 주말에도 일이 생기면 출근이나 출장을 마다하지 않는데(물론 대체 휴일을 받기는 하겠지만), 그러다 보니 데이트 약속을 정하기가 쉽지는 않다.
지난여름의 어느 삼연휴에도 그랬다.
아무래도 남자친구와 보내지 않을까 싶어 사흘 내내 일정을 비워 두었지만, 그가 갑작스럽게 지방에 다녀오게 됐다. 덕분이 한가해진 나는 연휴 첫날에는 글을 쓰고, 다음날에는 교회에서 지인들과 밤늦게까지 바비큐를 즐기며 보냈다. ‘연휴 마지막 날에는 밀린 집안일을 하며 쉬면 되겠다’ 생각하던 차에 그로부터 연락이 왔다. 도쿄에 돌아왔으니, 오후 늦게라도 만나자는.
처음으로 그와의 데이트가 조금은 귀찮게 느껴졌다.
“어디에서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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